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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2022년 회고

by r4bb1t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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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코 뜰 새 없는 한 해였습니다.
저는 요즘 거의 1년 내내 맡아온 고려대학교 중앙 컴퓨터동아리 KUCC의 회장직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며, 정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조금 이를지도 모르는 회고를 적고 있습니다. 언제 업로드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올해는 이것저것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 것 같습니다.
분명 연초에 단기 프리랜서로 시작했던 SCVSoft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여름방학 동안에는 감사하게도 계약직으로 일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관련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던 블록체인 쪽도 발가락 정도 담근 느낌입니다.

 KUCC에서 올해 기획했던 행사들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해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성과라고 하면 역시 연세대학교 중앙 컴퓨터동아리 YCC와의 교류가 꾸준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겠네요. 크고 작은 교류 행사들을 같이 하기도 했고, 여름에는 나름 규모가 있는 교류 해커톤도 개최했습니다. 이전에 개최했던 2021 고카톤만큼의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여러 기업들에 컨택을 넣고 장소 대관도 하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2학기에는 공동 알고리즘 대회도 개최했습니다. 알고리즘 문제풀이계의 유명인사이신 동아리 출신 선배님지인분을 출제자로 섭외하는 것까지는 순탄했는데, 일정이 생각보다 빠듯해 대회 사이트 세팅을 맡은 YCC의 상완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대회 시작 시간까지 채점기 오류가 고쳐지지 않아 정말 당황했는데, 다행이 오류 원인을 발견해 일단 대회를 진행하고 채점을 조금 나중에 시작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고 다행히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급박했던 기억입니다.
 이제 이번 학기에 YCC와 공동으로 진행할 가장 큰 프로젝트는 AI 부트캠프인데요. 방학 동안 온라인으로 참여자들에게 AI 특강을 심도있게 진행할 예정인데, 저는 후원 기업 컨택 등 운영 지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차후 프로젝트 내용을 정리한 교재를 제작해볼 생각입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프로젝트일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KUCC에서 단독으로 진행했던 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 2회 게임잼이었는데요. 1회도 제가 기획했던 만큼 정말 애정이 많이 가는 행사인데 2회는 규모도 더 컸고 너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서 참 뿌듯했습니다. 저는 이제 회장은 아니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3회나 그 후 행사들까지 운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 참가작으로 개발했던 민초킬러를 좋게 봐주신 분이 많아 더 뿌듯했습니다. 2학기 동아리 신입회원 모집 때에도 민초킬러를 보고 게임잼에 참여하고 싶어 지원했다고 하신 분들도 몇 있었고, 후술할 메타브와의 협업 프로젝트도 민초 킬러를 보시고 연락을 주셔서 인연이 닿아 진행하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9월부터는 메타브, 온애드와 함께 우정주 만들기, 포토 월드컵 제작에 KUCC 측 프로젝트 팀장으로 참여했습니다. 함께 하는 팀원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9월부터는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스터디를 이끌어 기초 지식 공부를 했고, 이 과정에서 저도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특히 백엔드 쪽은 제가 혼자 공부하고 자료를 만든 다음 팀원들에게 자료를 공유하고, 미리 각자 공부하고 과제를 해온 다음 만나서 어려웠던 부분을 함께 해보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확실히 강의식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 나았던 것 같습니다. 강의는 몇 번 시도해보았는데 성향상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의 공유라는 목표는 같으니, 말로 설명하는 걸 잘 못하는 대신 자료를 만드는 것이 좀 더 잘 맞는 저같은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프로젝트에 들어가자 프로젝트 리딩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항상 리더의 위치에 있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의 분배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팀원들에게 맡기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게 마음도 편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러면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는 것에 대한 의미가 없어집니다. 조금만 덜 바쁘고 여유가 있었더라면 코드 리뷰도 많이 해주고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친구들에게 알려줄 것이 더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매년 꼭 참여하고 싶은 행사인 큰 규모의 해커톤. 이번 여름에는 고려대학교 소프트웨어 학회 DevKor, 경영대학 및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 분들이 주최한 고려대학교 여름 해커톤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1위라는 과분한 성과도 얻었습니다. 2박 3일.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이 기간 동안 얻은 것들이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해커톤을 개최해보았고, 앞으로 개최할 의향도 있는 사람으로써 해커톤의 의의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해커톤이 스스로를 크런치 모드로 몰아넣는 행사라는 비판을 보고 일리가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짧은 기간 안에 빠르게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역시 재미있기는 합니다. 해커톤 기간 동안 다른 팀에서 짧게 설문조사를 나오셨는데, 해커톤 참여 목적을 묻는 조사였습니다. 저는 보기에는 없었던 '재미'를 꼽았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사실 개최하는 입장에서도 참 매력적인 행사긴 합니다.

 이외에는 이런저런 외주들을 맡기도 하고, 우선순위는 낮지만... 학교 수업도 들었습니다. 바쁘다는 말을 많이 한 것 같긴 한데 적어놓고 봐도 바쁘긴 하네요. 재미있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처음 개최된 고연전에서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기도 하고, 최근에는 시간을 쪼개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공연하는 친구를 보러 간 것도 즐거웠습니다. 지하철과 기차가 지연되어서 역에서 덜덜 떨다가 겨우겨우 내려가 오랜만에 근처에 사시는 친가에 깜짝방문하고, 뒷풀이에서 열심히 놀다가 다음날 새벽 기차에서 쿨쿨 자면서 올라온 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상 속에서 아무래도 새로운 취미를 가져야 할 것 같아 밴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가끔 후회되기도 했지만 합주를 할 때만큼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즐겁습니다. 연말에 공연도 하는데 첫 공연이라 긴장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합니다. 아직 실력은 초보라서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도 몇 년만에 다시 시작했는데, 한 숨 돌려야 할 때 한 판씩 해주면 재밌더라고요. 내년에는 다양한 게임들을 해볼까 합니다.

 솔직히 만족스러운 한 해는 아니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컸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버는 상황이 조금 지치기도 했고요. 결론적으로 뭘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해야 하는 일은 더 많았습니다. 졸업 전에 학부생 신분으로 즐길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해보자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의미있는 일들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말에는 조금 쉬면서 재충전하고, 내년에도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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